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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2

자원봉사는 대학생인 나에게 스펙이었을까

 

시리즈2

 

대학생으로서의 봉사

 

대학생은 왜 봉사를 할까? 대부분이 스펙을 위해서 봉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숭고한 정신과 인류애적인 목적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봉사를 시작하는 분들도 있지만 실제로 대학생 중 많은 사람들이 스펙을 위해서 한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벌, 학점, 토익, 자격증 뿐 만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봉사활동까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끝나겠지 하고 생각했고, 그리고 취업을 하게 되면 인생의 황금기가 시작 되 30대가 될 때쯤에는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처럼 재벌이 될 줄 알았다. 또 봉사는 빌게이츠처럼 성공한 뒤에 하거나 아니면 취업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착한 마음과 열정을 가진 이쁜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도 가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6개월간의 희망씨앗 봉사활동을 통해 변화가 찾아왔다.

 

 

연결스토리

 

사실 나의 할머니는 시각장애인이시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시각장애인 할머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 차이가 다른 데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할머니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지어 이런 나조차 사회에 나가서 시각장애인을 만나게 되면 그 분의 이름과 성격보다는, 시각장애라는 특성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런 차이가 과연 어디서 올까 스스로에게 질문 해 보았다. 그리고 그 답으로 할머니와 나에게는 가족 그리고 혈연으로 이뤄진 매개체가 있지만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사이에는 이러한 매개체가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고, 봉사자와 수혜자 사이에는 나와 할머니처럼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희망씨앗 봉사단에서 그 스토리를 사진으로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마음으로 찍은 사진전시회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은 시각장애인 사진전시회다. 사실 시각장애인들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촉각과 청각을 이용한다면 시각장애인들도 충분히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멋진 사진들이 찍혔다.

 

 

시각장애인에게 사진은, 사진 그 이상이 되었다

 

시력상실은 단순하게 신체적인 제약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즉, 자신감 결여, 우울증, 자기표현에 대한 위축이 발생하고, 심지어는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자기생활 공간에 갇혀 밖으로 나가는 활동영역이 축소된다. 반면, 사진을 통해서는 능동적인 참여와 자신감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전을 통해서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사이 소통의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기존의 시각장애인들은 찍히는 입장이었지만 점점 프로그램을 진행할수록 우리를 찍어주기 시작했다. 또한 지나가던 시민들이 “뭐하세요? 시각장애인들이 사진 찍어요? 저도 찍어주세요.” 하면 시각장애인들이 “그럼 제가 찍어 드릴게요.” 하고 스스로 자신감 있게 시민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시각장애인들이 밖에 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비시각장애인들에게 야외에 놀러간다는 것은 설렘으로 가득한 일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야외활동이란 두려움이고 낯선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외촬영을 통해서 그들에게 야외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

 

 

스펙이 아닌, 진심이 된 봉사활동

 

우리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처음에 기획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대학생이기 때문에 돈도 없고 신뢰도도 없었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를 믿고 선뜻 참여의사를 밝힌 분들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조차 시각장애인을 복지서비스 대상자로 대하는 강박관념이 강했다. 시각장애인을 만나면 ‘무조건 잘 해줘야겠다, 화장실을 갈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직접 들어 가야하나? 밥 먹을 때는 내가 떠먹여 드려야하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처음부터 모두 지쳤다. 그런데 점점 진행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한 분이 “세상에는 장애에 대한 색안경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의 이런 모습을 사진에 담아서 세상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나는 봉사라는 것은 단순하게 주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에게 벗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봉사란 사람들과 함께 벗이 되고, 함께 살고, 함께 주고 받는 것

 

나는 솔직히 스펙을 위해서 봉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스펙을 위해서 봉사를 시작한 사람이 두 번 세 번, 재차 봉사를 한다면 그건 왜 봉사를 한 것일까? 알고 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미 전과 같지 않더라..는 말처럼 그건 스펙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정리 ㅣ (사)한국자원봉사문화 홍보봉사단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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