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캠페인

자원봉사의 새로운 프레임

자원봉사의 새로운 프레임

- 시간관리 프레임에서 임팩트 프레임으로 -

 

 

정희선 (사)한국자원봉사문화 사무총장

 

우리나라의 자원봉사는 90년대 중반 이후에 크게 붐을 이루게 되었다. 당시  자원봉사는 사회복지 분야의 돌봄 활동이나 노력봉사 영역으로부터 풀뿌리 자원봉사 활동이 서서히 성장해갈 무렵이었다. 여기에 정부는 학생자원봉사를 의무화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자원봉사 참여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원봉사는 큰 폭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늘어나고 자원봉사 인프라인 자원봉사센터가 전국 단위로 만들어지면서 드디어 한자리에 머물던 자원봉사 참여율이 2005년, 20%까지 상승하였다. 이는 자원봉사 전문기관이나 자원봉사센터 등이 함께 노력하여 자원봉사가 ‘사회복지 서비스’의 보조적 장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시민들의 생활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내재된 ‘힘’이 있음을 주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자원봉사의 영역은 환경, 청소년, 교통, 교육, 안전 및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넓고 다양하다.

 

자원봉사참여율-1024x588

 

 

 

자원봉사의 내재된 힘

그러나 이후 10년 넘도록 참여율 20% 대를 뛰어넘지 못하고 지속되고 있는 정체현상은 우리의 자원봉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자원봉사가 시민 생활과 유리된 채 시민들의 일상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자원봉사의 일상성이란 우리사회의 저변에 자원봉사의 씨앗이 얼마나 깊고 널리 배태되어 있느냐의 문제이다. 자원봉사문화는 토크빌이 말한 ‘가슴에서 저절로 우러나는 습관(habits of the heart)’이 되어야 한다. 아직 자원봉사는 시민들에게 일상의 활동으로 뿌리내리기보다는 ‘특별한’ 활동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변명할 거리는 많다. 정부의 지나친 주도가 자원봉사의 자발성을 퇴색시켰다는 지적, 청소년과 대학생 자원봉사 제도조차 점수나 스펙으로 간주되어 시간 채우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시간으로 측정 가능한 활동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개발이 봉사자들의 시간 관리에 에너지를 지나치게 낭비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정부의 위에서 아래로(top-down)의 정책으로 인해, 자원봉사가 시민생활에 다가가 시민들의 일상과 결합하는 활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항변이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야기되는 문제에만 머무르기 보다는 우리 내부로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는 과연 시민들의 생활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내재된 ‘힘’을 보여주고 있는가?

 

 

 

자원봉사, 새로운 프레임에의 요구

최근 사회적으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서로 연대하고 공동으로 협력하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각 부문이나 영역이 힘을 모아 연대하고 함께 대응할 때, 사회적으로 ‘임팩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을 만들기’를 위해 민관이 협력하고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이 함께 만나 혁신을 일으키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복잡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사회문제들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전하려는 매우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 여겨진다.

자원봉사활동은 어떠한가? 지금 우리의 자원봉사활동은 과연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여전히 사회복지 영역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은가. 봉사자들의 활동시간 적립에 쓰는 많은 행정비용 만큼 사회적 문제 해결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우리 자원봉사는 과연 사회적 변화와 가치를 지향하는 다양한 섹터들의 움직임을 수용하는 ‘임팩트’ 있는 자원봉사를 추구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직접 서비스’ 활동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원봉사계의 노력은 시민들의 생활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자원봉사활동의 내재된 ‘힘’에 주목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제 시간을 채우는데 무게를 두던 “시간관리” 프레임으로부터도 벗어나 시민들의 일상생활의 과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생활세계’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자원봉사의 새로운 프레임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그 변화의 방향은 자원봉사계  만의 리그가 아니라,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섹터들과 적극적인 협업으로 가능한 ‘임팩트’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 출처: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 정책저널 5호>(2017.11).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 의해 작성된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