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씨앗

배진-씨앗이다

[ interview ] 봉사가 자발성을 찾기까지(1)

대학생을 떠올리면 다양한 단어가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청춘·연애·잔디 깔린 캠퍼스와 같은 낭만적인 단어가 입 꼬리를 올라가게 할 때쯤, N포 세대·취업·스펙 등의 단어는 다시 입 꼬리를 아래로, 아래로 내려버립니다. 한 가지 기쁜 사실은 대학생을 생각할 때, 이제는 자원봉사도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자원봉사가 스펙의 하위범주로 불리기 때문에 ‘자원’이라기보다 ‘의무’가 더 어울린다는 현실은 우리를 한숨짓게 만들지만, 봉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다면 이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지 싶습니다. 이 의미 있는 일을 희망씨앗대학생봉사단 4기 청주팀 팀장인 배진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느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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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 그리고 다가가기

 

Q  희망씨앗을 지원하기까지 자원봉사란 어떤 의미였나요?

A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때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한 봉사활동이 전부였습니다. 4학년이기 때문에 자원봉사 경력이 없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고, 여자 친구의 권유로 희망씨앗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조원들은 회의 때 들어보니 다양한 대외활동을 많이 했는데, 특별히 자원봉사에 큰 관심이 있는지는 확실하지가 않았습니다.

   배진-대화

희망씨앗4기 청주팀 팀장 배진 학생

 

 

Q  이슈를 ‘노인’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노인, 아동 등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청주라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이슈와 접목하여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슈보다는 실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노인을 이슈로 결정했습니다. 곧이어 봉사할 마을을 알아보던 중, 남이면에서 구미리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마을 이장님께서도 기획서에 만족감을 보이셨고, 마을 규모도 100명이 채 넘지 않아 구미리를 활동지역으로 선정했습니다.

 

 

Q  활동 초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처음에는 조원들이 선호하는 활동을 위주로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인의 여가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치매예방을 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우선 마을의 의견을 들어보고 활동을 정하자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하고 싶은 일 보다는 마을의 욕구를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소하게는 밭일 봉사와 집 청소부터 크게는 마을 환경개선까지 다양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개별적인 봉사가 아닌 마을 전체를 위한 활동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장님의 말씀을 참고하여, 이웃 간 소통 부재 해소 그리고 마을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을 구성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Q  마을 주민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A 처음엔 마을회관으로 어르신들께서 오시게끔 할 생각이었지만, 5개의 마을이 흩어져있는 구미리의 어르신들께서는 마을회관까지의 거리가 멀어 왕래가 드문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가구에 직접 찾아가 석고 방향제를 나눠드리면서 저희 소개를 드렸습니다. 각각의 가정을 방문하는 만큼 시간소요가 컸지만, 주민 분들께서 우리의 정성을 보셨는지, 그 뒤 가시적인 변화가 보일 정도로 활동의 참여도가 높아졌습니다. 다행히 조원들 모두 붙임성 있는 성격이라 어르신들과의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구미리 마을 주민 분들도 귀엽게 봐주시고 먼저 다가와 주셨습니다. 한번은 마을에서 가장 큰 복날 행사가 있었는데, 그 행사에서 일손이 되어드리며 마을주민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구미리 부녀회 어르신들과의 만남

구미리 부녀회 어르신들과의 만남

 

 석고방향제

어르신과 함께 석고방향제 만들기

 

 

 

다양한 시도

 

Q  청주팀의 주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A 우선 이장님께서 추천해주신 다섯 분의 독거어르신 분들께 봉사활동을 지원해 드렸습니다. 안전문제에 초점을 맞춰 가스안전차단기 설치와 구급약품 보급, 바뀐 도로명 숙지를 위해 문패 만들기와 안전점검표 만들기를 진행했고, 독거어르신 분들과 이웃주민들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패달기, 가스안전차단기설치, 안전점검리스트

구미리 주거환경 개선(문패 부착 / 가스안전차단기 설치 / 안전점검리스트 비치)

 

마을 환경개선 활동인 바람개비 설치와 벽화 꾸미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바람개비는 도로 옆에 바람개비를 설치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분들도 바람개비를 보며 구미리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해서 주민 분들과 함께 실행하게 되었던 활동입니다.

벽화 그리기는 마을회관 옆 벽면 한 개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던 것인데, 하다 보니 재밌고 결과도 좋아서 한 달 더 연장해 9월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때가 한여름이라 굉장히 힘들었지만, 주민 분들과 희망씨앗 3기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도로변 바람개비 설치

구미리 마을환경 개선(도로변 바람개비 설치)

 

벽화그리기

 3기와 함께 벽화그리기

구미리 마을환경 개선(희망씨앗 3기와 함께 벽화그리기)

 

벽화의 주제는 마을회관 옆 벽화의 경우 거북이와 고구마를 그렸는데, 그 이유는 구미리의 ‘구’가 거북이를 의미하고, 마을의 농산물이 고구마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마을의 이미지를 재밌게 재구성해봤습니다. 또한 다른 벽에는 구미리가 내륙이기 때문에 자주 보기 힘든 물고기를 많이 그렸고, 포토존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해서 대학로의 날개벽화를 참고해 만들어 봤습니다. 힘든 만큼 추억에 많이 남고, 주민들의 만족도도 가장 좋았던 활동이었는데요, 주민 분들이 자주 왕래하는 곳을 선정해 벽화를 그렸기 때문에 마을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습니다.

다만, 독거어르신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경우,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더 많은 분들께 봉사활동을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활동 마무리 때에 맞춰 마을 주민 분들과의 추억을 담은 영화제와 사진전을 기획했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드리기 위한 실질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이 두 가지 활동은 기획 단계에서 그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배진-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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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 봉사가 자발성을 찾기까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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