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 인턴쉽 체험기 ] 나는 어떻게 점을 찍어가고 있는가

유명환 인턴은 아산 프론티어 유스 NGO인턴쉽을 통해 지난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 머물며 저희와 연을 맺게 된 소중한 인재입니다. 야무진 인상과 다르지 않은 영민함과 성실성으로 주어진 시간들을 꽉 메운 후 일상으로 돌아간 그는 현재 복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한국자원봉사문화와 함께했던 짧고도 강렬했던 5개월간의 스토리를 유명환 인턴의 기억을 통해 들려 드립니다^^


 

 

나는 어떻게 점을 찍어가고 있는가

 

/  who am I?  /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기보다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고, 좋은 대학을 가면 뭐든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어른들의 달콤한 거짓말을 믿는 나는 특별할 것 없는 고등학생이었다. 그 거짓말이 주는 달달함이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지 못할 즈음, Who am I? 스스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명예, 높은 연봉 등 소위 ‘멋’있는 일 또는 안정성이 보장된 현실적인 일에 자신을 끼워 넣고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러한 기준들이 나에게는 큰 유혹이 되질 못 했고, 그 빈자리는 우연히 읽게 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한비야 씨의 책이 자리 잡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좇지 않고,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평화를 위해 일을 한다라?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의 꿈이라면 이 정도 스케일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때였다. 나만의 첫 번째 점이 찍혀지는 순간이.

 

 

/  결정적 순간의 일탈  /

대학교에 진학한 후, 빈곤 관련 독서·해외봉사·국제아동구호 NGO 대외활동 그리고 긴급구호활동가를 소방관에 비유한 한비야 씨의 영상을 보고 다녀온 의무소방까지 나의 점들은 계속해서 찍혀나갔다. 지금까지의 경험은 예고편이 되기에 충분했고, 본 영화에 대한 나의 갈증은 커지고 있었다. 그 무렵, 아산 프론티어 유스 모집을 알게 되었다. 비영리를 공부할 수 있고, 실무까지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며 지원을 마음먹었다. 인턴을 하게 될 30개의 기관 중 3개의 기관을 선택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국제개발의 실무에 관심이 있던 나는 당연히 국제개발을 하는 기관을 위주로 살펴봤고, 3개의 기관을 적어 넣었는데, 3곳 중 2곳을 국제개발 기관으로, 한 곳은 자원봉사기관으로 제출했다. 자원봉사? 이런 중요한 순간에 나의 일탈을 유도한 것은 (사)한국자원봉사문화의 자신감 넘치는 소개와 역할이 주는 주도성이었다. “일상의 자원봉사문화를 만들어 사회문제에 접근하겠다라‥ 재밌겠는데?” 그렇게 ()한국자원봉사문화라는 점이 찍히게 되었다.

 

아산나눔재단

▶ 제2기 아산 프론티어 유스 입단식 (출처: 아산나눔재단 홈페이지)

 

 

/  낯선 두 단어 : 자원봉사 그리고 플랫폼  /

아산 프론티어 유스 사전교육이 끝나고, 8월 1일 기관에 첫 출근을 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내가 한 업무는 플랫폼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보노 사업 지원, 서울코트드라이브 지원, 핸즈온 프로젝트 실행, 이렇게 4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플랫폼 DB 구축이 내 주된 업무였는데, 쉽게 말해 우리 기관에서 새롭게 선보일 자원봉사 플랫폼에 취지와 맞는 자원봉사를 조사하는 것이다. 당시 자원봉사에 대한 내 이해정도는 대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생각하는 정도에 그쳤다. 자원봉사 플랫폼이 왜 필요할까? 나의 합리적 의심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본인이 받은 봉사시간은 기억해도, 본인이 한 활동이 어떤 목표를 위해 진행되는 것인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내가 관심 있는 분야와 자원봉사가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아니 이보다 쉬운 질문, 사람들은 자원봉사가 재밌다고 느낄까? 이 플랫폼이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더불어 조사의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선별의 기준들로 인해 자원봉사에 대한 시각이 정리될 수 있었다.

 

플랫폼폼

▶ (사)한국자원봉사문화가 만드는 자원봉사 플랫폼 홍보영상 촬영

 

 

/  의외의 난관  /

그 외 프로보노 사업과 서울코트드라이브 지원을 보조업무로 진행했다. 프로보노 사업에서 나는 현장을 기록하는 일과 연말 진행되는 ‘굿프로’ 행사의 기념품과 영상제작을 맡았다. 평소 글을 쓸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하면 독자가 편하게 읽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었다. 이것이 기반이 되어 후에 기관 홈페이지에 올라가는 칼럼을 쓰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고, 인턴십을 마친 뒤에도 글을 게시하는 일종의 ‘객원기자?’의 역할도 맡게 되었다. 연말의 행사 준비는 어느 영역에서 일하건 반드시 하게 되는 일이라고 부장님이 조언해주셨다. 그렇다. 하긴 어딜 가더라도 사업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고, 손님들을 위한 기념품을 준비하긴 할 테니! 처음 하는 일에 대한 겁이 무척이나 많은 나였기에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고, 시간이 촉박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수정을 겪은 만큼 훗날 신입사원이 됐을 때 기념품과 영상제작만큼은 누구보다 잘해내지 않을까? 스스로 위로를 건넸다.

 굿프로 단체

 ▶ 프로보노 연말행사인 <제2회 Good Pro>에서 직원들과 함께

 

 

/  프로를 바라보는 풋내기  /

서울코트드라이브 행사는 노숙인을 위해 의류기증을 하는 대규모 행사로 11월경 실행을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회의에 참석해 회의록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철저히 관찰자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 실무자들이 협업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회의록 작성법을 배운 것도 큰 성과이지만, 무엇보다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경우, 어디까지 양보를 하고, 어느 부분은 지켜야 할 부분인지를 확실히 하고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나에겐 인상 깊은 교훈이었다. 여름부터 준비해 몇 개월간 회의를 진행했지만, 사정으로 인해 계획했던 시기에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볼 좋은 기회가 날아가게 되었고, 만약 인턴 기간이 길었다면 난관을 어떻게 실무진들이 극복해 나가는지 어깨너머로 공부할 기회였는데, 마무리는 아쉬움이 컸다.

 코트드라이브

   ▶ 서울코트드라이브 운영위원회의

 

 

/  실전에 투입된 풋내기  /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역할은 플랫폼에 들어갈 자원봉사를 내가 실제로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까 고민을 했지만, 큰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동네 뒷산을 먼저 정복해야 하지 않은가. 나에게 남겨진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이미 성공사례가 있는 ‘미니팜 프로젝트’으로 정했다. 카페의 일회용 컵을 수거한 뒤, 화분을 만들어 발달장애인이 있는 기관에 기증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내가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그런 만큼 나를 시험해 볼 좋은 기회였고, 큰 일을 무턱대고 도전하는 것이 아닌, 작은 활동이라도 책임감을 느끼고 완성도를 갖춰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준 미니팜을 보며 발달장애인분들이 행복해하는 사진, 나에게는 막연한 꿈이 구체화된 장면으로 다가왔다. 고등학교 시절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회를 변화시키겠다 장담하던 내가, 이렇게 사회와 연결고리를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니팜1

미니팜2

미니팜3

  ▶ 플랫폼 파일럿프로그램 <미니팜만들기>

 

 

 

어떻게 살고 싶은가(개인적 비전)

 

/  재밌게 살자  /

올해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통해, 내 삶의 방향성을 끊임없는 나의 성장이 나만이 아닌, 우리의 행복을 향하는 삶으로 잡았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위기에 처한 누군가가 희망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사람이 내가 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 나는 성장을 해야 한다. 내가 어떤 영역에서 내 방향성을 실현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비영리일 수도 있고, 최근에 관심을 끌게 된 사회적 경제일 수도 있고,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기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양보할 수 없는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재미’다. 재미? 최근에 내 가슴을 친 문구에서 이 단어를 발견했다. “청년들아, ‘재미없게’ 돈 벌지 말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재밌는 일’에 나서라.” ‘무하마드 유누스’가 말하는 재미, 내가 어디에 있건 나는 항상 이 ‘재미’가 있는 곳에 점을 찍어 나갈 것이다.

 

명환 단독
 

 

 

한자문(직원 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  자랑스러움이 서로를 향할 때  /

제가 밖에서 한자문에 대해 말을 할 때, 우리라는 수식어를 어색하지 않게 붙이곤 했습니다. 한자문에게 받은 사랑이 크기도 하고, 저 또한 한자문에게 가지는 애정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기관에서 일로써 배운 것도 많지만, ‘그 외에 나는 무엇을 봤는가’ 생각해보면 문화입니다. 바쁜 업무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격려. 목표를 향해 돌진하며 제가 종종 놓치곤 했던, 하지만 중요한 요소들. 한자문에 있는 동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었고,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 업무를 담당해주시던 선생님께서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늘 ‘기승전 자기자랑’으로 끝난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친구들이 제 인턴생활에 대해 어떤지 물어보면 어느새 겸손함을 잃은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사회생활을 어디서 시작했는지 물어보면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서 배웠다고 자신 있게 말하듯, 훗날 한자문도 저를 교육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날이 오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직원소개 - 유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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