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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에 가치를 담는다, 여행하는 영상감독 권은정

권은정 감독(필름아프리카 대표)은 여행자이자 자유인이다. 드넓은 세상은 그녀의 더없이 아늑한 집이며, 자유를 만끽하는 기회를 가져다준다. 세상 곳곳에 닿은 그녀의 걸음들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 그녀가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 머물며 잠시 부단한 걸음을 쉬었다 간단다. 짐짓 이때다 싶어 그녀의 삶과 세상을 얼른 들여다보기로 했다.

 

 

 

#1 아프리카를 말한다

 

Q  전공과 다른 업을 갖고 계신데, 영상을 시작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전공이 원래는 생명공학이었지만 부전공으로 영상을 접했습니다. 배움이 부족한 부분은 외부 기관에서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채웠고요. 그때 뵀던 분들은 대부분 사회정의나 좋은 세상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고, 저도 그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 아프리카나 해외의 어려운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사회정의를 비롯해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좀 더 넓은 생각을 갖게 된 건 다큐멘터리를 배우고 관련된 분들을 만나면서 부터였습니다.

 

 

Q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 상호도 그렇고.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감독님만의 시선은 뭘까요.

A  어릴 적 꿈이 탐험가였기에 한번 갔다 온 뒤로 계속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왕래가 잦아지다보니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 특히 소외된 곳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곳에서 창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어두운 이미지만을 부각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기존의 접근 방식은 그 나라에 더딘 발전을 가져온다고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통해 아프리카가 특정한 어떤 이미지에 고착되지 않도록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면 분명히 자립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특히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아프리카 청년들의 일자리문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표출하면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지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에 청년들의 생각 저변에는 불평등이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세계화시대이고 한데 이 친구들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권은정 2

 

 

Q  그곳에서의 창업이 청년들에게는 하나의 기회일 수 있었겠네요.

A 그렇죠. 케냐에서 만난 친구들과 영상제작 사업을 2013년도에 같이 했었고, 지금은 그 친구들이 맡아서 잘 운영하고 있어요. 사업이 확장되면, 또 다른 친구들을 영입할 수도 있겠고요. 저는 아프리카의 어떤 국가들을 방문하면 일단 청년부터 제일 먼저 만납니다. 영상 관련해서 같이 시작해보거나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걸 찾아보는 편이에요. 생각해보면 제가 영상에 대해 알고 외국인이니까 그 친구들한테는 기회로 보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 단편 다큐: 다니엘이 몰랐던 세상 – 12살, 첫번째 여행 ]

진짜 아프리카의 모습이 궁금해 떠난 5명의 청춘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2 가치를 담는다

 

Q  요즘 관심을 갖는 분야나 이슈가 있다면요.

A 전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모두의 관심분야이긴 하겠지만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드는 것, 특히 평등, 공평이라는 이슈에 관심이 많아요. 실은 소외된 곳이나 아프리카에 관심 있는 이유도 이기도 하고, 국내에서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 제게는 가장 큰 이슈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개개인이 행복하고 개성이 존중되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창의성이 존중되는 교육을 받았으면 합니다. 자기가 타고난 자신다운 것에 비해서 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까워요.

이런 문제의식이 있다 보니 제가 주로 영상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먼저 다가가는 곳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곳입니다. 주로 스타트업이 많고 사회적기업, NPO쪽도 있고. 분야로 치면 난민관련, 환경관련, 기술관련 기관들입니다. 이런 기관들의 가치와 제 가치가 일치해야만 공감이 일어나 함께 작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 일의 방식들은 제가 가진 이상이나 옳다고 믿는 것들의 힘에 의해서 지켜집니다. 조금 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영역의 일들을 하고, 제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가치와 신념들을 지켜갈 수 있는 일이라면 보수와 상관없이 하게 됩니다. 사람보다 그 사람이 하고 있는 가치에 무게를 두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저도 지금껏 어떤 사람이 너무 예뻐서 영상을 만들어 준적은 단 한번밖에 없습니다. 제 동생이요.

 

권은정 변화 2

 

Q  한 끼의 동영상을 만드셨는데, 동생 분과의 작업은 어떠셨나요.

A 웅이는 평소 재능기부에 가치와 열정을 크게 느끼고 있는 아이였어요. 2015년 초에 시작한 한 끼 활동을 통해 자기 시간과 돈까지 들여가며 사회에 기여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게 기특하고 대견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누나로서 저도 뭔가 좋은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영상 제작을 제안했습니다. 한 끼는 그 때만해도 시작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대표 홍보영상이 필요하던 참이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영상제까지 출품하기로 했죠.

동생을 아끼는 마음으로 정말 편하게 만들었는데 수상까지 하게 됐고, 그걸 통해 웅이가 기회를 많이 얻게 됐어요. 그리고 한 끼를 제작한 후, 제 영상이 쓰임 받을 수 있는 곳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됐고, 가치 있는 곳에 대한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한 끼’는 가출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나누는 청년요리사들의 재능기부 단체입니다. 권은정 감독이 제작한 한 끼 팀의 활동영상은 2015년 (사)한국자원봉사문화가 주최한 제2회 한국자원봉사영상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 제2회 한국자원봉사영상제 대상수상작, 한 끼 ]

‘한 끼’ 청년요리사들의 따뜻하고 맛깔나는 요리 재능나눔 이야기.

 

 

 

#3 꿈을 그린다

 

Q  대표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꿈은 무엇인가요.

A 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제 스스로의 자유를 지키고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영향력을 가지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요. 탐험가같이 세계를 두루두루 다니며 다른 사람이 미쳐 가보지못한 곳에 가서 제가 본 것들을 많이 찾아내 알리고, 자기가 처한 환경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구조를 바꾸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행하다보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배낭여행자들은 만나기 힘듭니다. 되게 불공평하고, 여행자들이 많은 선진국들이 더 잘 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기회를 접하니까요. 항상 아프리카에 주는 것만 봤는데, 그게 참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주는 걸 즐기게 되면 안 되잖아요. 근본부터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쪽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내전에 상처받은 르완다…’희망’을 굽는 빵집(YTN World) ]

르완다 현지인의 재활을 위해 세워진 카페 베이커리 ‘라즈만나’ 이야기.

 


권은정 대표는 인터뷰를 마친 후, 얼마간 더 우리나라에 머물다 지난 11월 아프리카로 출국했다. 그곳이야말로 본인이 그리는 자유인의 모습을 발현하기에 더 이를 데 없는 곳일 터, 세상을 누비며 인생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그곳의 누군가에게는 삶의 목표로, 꿈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게 바로 그녀가 변화의 리더인 이유다.

 

직원소개 - 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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