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자원봉사 인정보상 실태와 시민의식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서는 한국 자원봉사계의 핵심 이슈 8가지를 선정하고 건강한 시각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자원봉사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보다 많은 봉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직한 인정보상은 무엇인지, 현황과 다양한 의견을 살피고 실질적 대안을 찾고자 한다.

 

자원봉사 인정의 목적 “자원봉사활동의 가치를 증진하고 자원봉사자의 노력에 대한 감사를 표시함으로써, 자원봉사자들이 보다 지속적으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정 유형은 아래와 같다.

 

- 비공식적 : 감사인사, 카드발송 등- 공식적 : 우수봉사자 표창, 축하행사, 언론홍보 등- 인센티브 : 할인권, 주차권(시간근거)- 사회적 보상 : 입학이나 취업 시 가산점 부여(시간근거) 현금지급 등

 

 

인정보상 현황 ㅣ 경험이 없는 봉사자가 가장 많다

 

먼저, 자원봉사자가 받은 인정보상은 무엇인지 현황을 살펴보자.  2014 자원봉사활동 실태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조사(2014, 행정자치부,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 따르면 자원봉사 인정이나 인센티브 경험이 없는 봉사자가 가장 많고(53.2%), 인정 경험이 있는 봉사자의 경우 주로 감사와 안부 인사, 재참여 연락 등 비공식적 인정 경험이 많다. 이에 비해, 물질적 인센티브 경험은 3.9%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정 경험

<인정보상을 받은 경험>

비공식적 인정 선호

 <비공식적 인정 선호>

 

그렇다면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은 어떤 인정보상을 선호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식적 인정보다 비공식적 인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원봉사자가 비공식적 인정을 선호하는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참로고, 캐나다와 비교하면 아래와 같이 자원봉사자는 봉사활동 결과 정보를 제공받거나 개인적인 감사표시를 선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캐나다

 

 

양국의 의견일치에서 보듯 자원봉사자는 공식적 축하, 행사, 인정서류 제공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개인적 감사표시, 봉사자 모임 제공, 봉사활동 결과에 대한 정보제공 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볼 때 현재 자원봉사 활동처에서 흔히 실시하는 공식적 인정에 대한 점검과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우수봉사자 표창보다는 사회의 귀감이 되는 자원봉사자들을 칭찬해주고 이를 널리 알리는 인정방안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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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보상 사례_사회변화를 주도하는 롤모델-영웅만들기( 프로보노 자원봉사 사례발표)>

 

인정보상의 가장 중요한 방법은 자원봉사자에게 적절한 업무를 제공하고, 과업을 수행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가급적 비공식적 인정을 원칙으로 하는게 필요하다. 그것이 자원봉사자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라니 얼마나 감사한가!

 

 

인정의 기준은 봉사시간, 적절한가?

 

자원봉사활동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그간 취해온 정책들은 시간프레임 속에 갇혀 있다. 다시 말해 자원봉사 인정보상의 기준은 대부분 ‘자원봉사 시간’이 된다. 정부는 자원봉사 경력을 시간적립 기준으로 접근하여 평가하고 있고, 이를 계산하여 주차할인 등 각종 인센티브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러한 프레임의 한계는 e-Lan 81호 <자원봉사 시간관리는 필수인가?> 중 “자원봉사 시간관리와 도구주의”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시간관리

<e-Lan 81호 자원봉사 시간관리는 필수인가?>

 

시간 중심의 접근 방식은 자원봉사자 초기 참여를 유인하고 효율적 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자원봉사가 “시간관리”가 가능한 영역으로만 머물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는 시간관리를 정확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 부처별로 산하 공식 인증기관을 두어 수요처를 관리하게 하고, 행정자치부의 1365 나눔포털, 보건복지부의 VMS, 교육부의 나이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체육자원봉사매칭시스템 등 부처별 포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결국 시간관리를 위하여 각 부처별 별도의 시스템과 인증기관으로 인해 막대한 행정력과 예산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태조사 결과 시간관리를 안하는 자원봉사자는 48%로 가장 많았다. 포털에서 시간관리 하는 봉사자는 15%정도 수준으로 대학생 사회봉사 점수화, 직장인 자원봉사 의무화 등 대체로 시간 확인이 필요한 20~30대가 많았다.

 

 

자원봉사 인센티브에 대한 사회적 보상과 무보수성 원칙

 

자원봉사활동의 도구적, 경제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자원봉사활동의 자발성, 무보수성, 공익성 등 기본정신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스펙쌓기,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사회봉사 필수제, 임금직 노동의 자원봉사자 대체 등은 자원봉사 가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인정보상이 이러한 가치 왜곡을 심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먼저 인센티브형 할인권, 주차권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선호하고 있으며, 실제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흔히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형식은 기존 기업들의 마케팅 차원과 유사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혜택을 주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실무자들의 경우 행정업무로 인하여 정작 필요한 업무를 못한다는 불평도 있다.

 

 

마일리지 할인쿠폰, 주차공공시설

 

  <마일리지로 할인쿠폰 제공(찬성)>                                                         <마일리지로 주차/공공시설 이용 할인(찬성)>

 

 

혜택을 제공하면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한 번 주고나면 중단하기가 어렵다. 또한 혜택을 받으면 처음에는 고마워할지 모르나 시간이 지나면 기정사실화하게 되고 결국 활동처, 자원봉사센터, 정부 등에 경제적 부담만 남게 된다. 공공시설 이용료 면제 또는 할인의 정도가 크지 않으면 무보수성에 저촉되지는 안겠지만, 인센티브 제공이 자원봉사자의 참여동기 부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낮기에 큰 의미가 없다.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서 투여되는 시간관리 등의 행정업무에 비해 실제 자원봉사자의 동기부여는 낮으므로 이를 잘 고려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사회적 보상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상급하교 진학이나 입사 시 경력인정, 추천서 제공 등은 실제 청소년이나 대학생, 직장인들의 참여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칠 경우 자원봉사활동 원래의 목적보다는 스펙쌓기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과도할 때 무보수성의 원칙은 도전받는다.

 

중고등, 직장, 취업스펙

          <중고등학생 자원봉사 의무화와 대학입시 반영(찬성)>            <일부 직장의 직장인 모두 자원봉사 참여유도(찬성)>           <입학, 취업에 스펙 반영(찬성)>                                 

 

 

 

마지막은 논란의 중심인 현금지급이다. 활동경비 외 별도수당지급에 대해서 만큼은 찬성보다 반대가 더 많다.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식사, 교통, 물품 등 경비)의 비용을 제공받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그러나 현금이 활동경비 이외에 “활동비”의 명목으로 주어지면서 기준 불명확, 봉사자간의 분쟁, 기관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수당지급

<활동경비 외 별도수당지급(찬성)>

 

즉 자원봉사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약간의 혜택 및 명목상의 사례”를 얼마나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모든 자원봉사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려면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수 있으며,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사람 가운데 일부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면, 비수혜자의 불만을 조장하는 격이 될 것이다. 활동경비로서 교통비와 식비, 물품구매에 대한 비용은 제공받을 수 있으나 활동에 대한 보상차원에서의 “활동비” 지급은 지양하고 1)일급이 2만원 이상 되는 고정 급여지급 등 유급성이 강한 업무는 ‘자원봉사’ 표기를 금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최근들어 “사회공헌활동”의 명목으로 활동비가 주어지면서 동시에 “자원봉사자”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상 이들은 본인이 자원봉사자인지,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되는 인력인지에 대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실무자 역시 자원봉사자로 인정해주기 보다는 돈을 조금 준다는 명목으로 함부로 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활동은 무보수성이나 자발성 측면에서 자원봉사와 차이가 있으므로 구분해 사용되어야 하며, 공공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이 임금직 일자리를 자원봉사자로 대체하려는 것을 자제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또한 봉사시간을 적립한 만큼 서비스를 제공 받는 “자원봉사은행” 등의 개념이 확대되어 노동력을 주고받는 품앗이 등과 혼선을 주고 있다. 품앗이는 자원봉사라고 보기 어렵다.

 

 

 

자원봉사문화 발전을 위해서

 

지금까지 살펴본 인정보상 현황을 종합하면

 

  1. 시민과 자원봉사자는 비공식 인정을 선호하지만 인정/인센티브 경험이 없는 봉사자가 가장 많다.
  2. 인센티브형 할인권, 주차권을 선호하지만 시행범위가 매우 제한적이고 수혜자는 극소수인 반면 시간적립 및 ID카드발급·갱신 등 과다한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3. 인정기준이 시간관리가 가능한 영역에 제한되어 있고, 정부의  ‘자원봉사 인정 기준 지침’ 시달로 관주도의 획일적 제도로 고착되고 있다.
  4. 사회적 보상에 대한 시민 선호도가 높고 참여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반면, 스펙쌓기 도구로만 활용되는 문제가 있다.
  5. 활동경비 외의 수당지급은 시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정부와 자원봉사센터 등의 재정부담과 심각한 자원봉사 가치훼손을 야기시킨다. 또한 무보수의 자원봉사와 소액의 인건비를 받는 사회공헌활동과의 혼란이 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대안을 정리할 수 있다.

 

  1. 적합한 업무 제공,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 중요
  2.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롤모델 – 영웅 만들기
  3. 시간프레임 벗어난 활동영역 인정방안 마련
  4.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현금 지급은 지양
  5. 자원봉사와 사회공헌활동 용어 구분 필요

 

과도한 인정보상은 민간 차원에서 순수하게 대가 없이 일하는 자원봉사자의 활동을 위축시킨다. 특히 자원봉사가 일상의 문화로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나라는 섣부른 보상활동으로 자원봉사 전반의 원칙과 정신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간과해선 안된다.

 

자원봉사가 시민의 도덕적 의무이면서, 권리가 되는 외국의 경우, 가난과 장애 등 현편이 어려워서 활동에 애로를 겪고 있는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으로 보상을 선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물질적 보상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마땅하다.10633261_10152357676442127_134516927923356564_o

 

최근 세계 각국은 이웃돕기 등 비공식 부문의 자원봉사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비공식부문이 공식부문의 기반이자 토대가 된다고 미기 때문이다. 비공식 부문까지 포함한 자원봉사 전체를 조망할 때, 인정과 보상에 대한 틀 역시 사뭇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정부가 공식부문의 자원봉사 영역에 한정하여 좁은 시각으로 일률적인 지침을 내리고 이를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성급히 제도화하는 것은 자원봉사 문화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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