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자원봉사 시간관리와 도구주의

Issue 2. 시민참여문화

 

자원봉사 시간관리와 도구주의

 

1994년 대학교 사회봉사과목 설치와 1996년 학생 자원봉사 의무화, 기업 임직원 봉사시간 의무화, 2003년 사회복지봉사활동인증관리시스템 VMS 운영, 2010년 자원봉사포털시스템 1365로 이어지며 자원봉사 시간은 관리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관리의 개념은 자원봉사 활동시간 적립을 강요하거나 관리된 시간으로 인센티브를 주고 받는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제목 없음

 출처:NAVER 지식iN

 

 

자원봉사 시간관리

행정자치부의 1365, 보건복지부의 VMS, 교육부의 나이스 등 부처별 자원봉사 시간관리 시스템은 무척 다양하다. 과연 시민들은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다 써야 한다는 것을 알까? 참고로 전 세계에서 봉사시간을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2014 자원봉사 실태조사(2014, 행정자치부, 연구수행기관:(사)한국자원봉사문화) 결과, 봉사자 중 ‘스스로 자원봉사 활동시간을 관리한다’는 10%, ‘봉사활동처, 소속단체, 자원봉사포털에서 관리한다’는 27%, ‘모르겠다’는 15%이고, ‘시간관리를 안하는’ 자원봉사자는 48%로 가장 많았다. 포털에서 시간관리 받는 봉사자는 직장이나 대학에 소속된 20~30대가 비교적 많았는데, 대학생 사회봉사 점수화, 직장인 자원봉사 의무화 등 대체로 시간 확인이 필요한 대상들이다.

 

 

그림1

 

 

 

그렇다면, 자원봉사 시간관리의 개념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 자원봉사 시간관리가 불러온  Negative Impact ]

– 봉사활동 내용이나 문제해결, 사회변화 보다는 몇 시간짜리 활동인지가 먼저 고려된다
– 필요한 시간만 채우면 끝, 지속성이 떨어진다
– 바쁜 자녀, 손주 대신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대신 봉사시간 적립하면 안 되냐고 묻는다
– 후원금으로 봉사시간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생겼다
– 일상 속 자원봉사가 아닌 공식적인 자원봉사 수요처에서 활동한 시간만 인정된다
– 자원봉사센터 관리자의 시간관리 행정이 늘어난다
– 체계적 시간관리를 위해 자원봉사관리시스템 구축 비용을 기본법에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적립받은 봉사시간을 혜택으로 돌려받는 마일리지 제도가 생겼다. 등등..

 

자원봉사 시간관리에 따른 마일리지 개념 생성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마일리지, 쿠폰, 포인트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붐을 이루는 세태를 반영하듯 비물질적, 정신적 보람만 추구하는 자원봉사 영역에도 마일리지에 따른 물질적 인정보상(인센티브) 혜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봉사시간을 마일리지로 적립하여 OK캐쉬백처럼 추후에 자신에게 필요한 자원봉사나 혜택으로 되돌려 받겠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이미 절대 다수의 자원봉사자(66%)가 마일리지 적립과 이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에 찬성하고 있다.

 

자원봉사 마일리지에 따른 인정·보상

 

보상에 대한 기대 없이 활동했다가도 무언가를 받게 되면 다음에도 기대라는 것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기대가 어긋나면 당연한 것을 받지 못한 것 같은 배신감 마저 느낀다. 자원봉사자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의 목적은 동기부여다. 자원봉사 경험의 만족을 높이고 지속적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격려하는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단,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하느냐가 문제다.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인정보상(인센티브)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므로 이와 관련한 근거조항을 기본법에 적시하여 공식화 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의 인정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기관에서는 공식적 축하, 행사, 서류 제공을 중시하지만, 자원봉사자와 일반 시민은 비공식적인 개인적 감사표시, 봉사자 모임 제공, 봉사활동 결과에 대한 정보제공 등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수렴되고 있다. 진정한 자원봉사 인정은 비공식적 인정이라는 것에 자원봉사자와 국민 모두가 의견 일치를 보이는 것이다.

 

감사1

 

[ 자원봉사자가 바라는 진짜 인센티브는? ]
1) 카드, 연하장, 휴대폰 문자 등 감사나 안부 인사
2) 기관으로부터 자원봉사 재참여 연락
3) 자신이 참여한 봉사활동을 좋게 평가
4) 자원봉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 조성
5) 자원봉사활동 결과, 영향력에 대해 알려주기 등이다.

 

자원봉사자들은 필요한 경비 이외의 별도 수당 지급이나 입학이나 취업시 혜택에 대해서는 더 반대하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자원봉사 인정방법이 도를 넘어 금전적으로 흘러가면 자원봉사의 가치가 값싼 노동력으로, 취업시 혜택은 자원봉사가 스펙을 위한 도구로 전락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원봉사 스펙쌓기와 도구주의

 

이를 반영하듯, 2014년 실태조사에서 자원봉사 참여동기는 ‘여가시간 활용’과 ‘다양한 경험’이 가장 주요하게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에서 타인이나 공동체보다 자신의 여가, 경험, 스펙을 위한 도구적 동기가 우선시 되고 있다. 이미 상급학교 진학이나 입사 시 경력 인정, 추천이나 추천서 제공 등은 청년층에서 일반적인 인정 방안으로 정착되어 있다.

 

2012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취업 8대 스펙에는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인턴, 수상 그리고 자원봉사 경력이 당당히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청년층은 스펙을 요구하는 사회에 의해 자발적인 봉사가 아닌 타의에 의한 반강제적 활동을 하고 있다는 반감이 강하다.

 

“학생은 진실된 마음으로 참여하길 원하지만 주최측이 상품적 요소로 유인하니 봉사의 진실된 의미를 찾아보기 힘드네요(고등학생 박모양)”, “봉사가 남을 향한 이타심이나 도덕심에 기반한 활동이 아니라 나의 경력과 스펙을 쌓기 위한 도구로 변질됐다(대학 3학년 조모씨)” “활동을 하고 나니 눈 부신 스펙을 쌓는 것보다 더 값진 가치를 경험했다(희망씨앗 박준범) ➜ 인터뷰 가기

 

지속가능한 후퇴를 위한 제언

 

자원봉사의 본 뜻에는 강제가 없다. 시간 확인도 없다. 물질 보상도 없다. 정부 정책에 의해서도 아니다. 이런데도 자원봉사 시간관리 계속 고집해야 할까?

 

처음처럼

 

최근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시간관리가 없는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 [V세상](https://volunteer.seoul.go.kr)을 런칭했다. 시민 누구나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위한 봉사활동을 제안하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당당히 ‘시간실적이 필요하신 분은 <1365자원봉사(행정자치부 자원봉사 포털)>를 확인해주세요’ 라고 적시해두었다. 또한, 시간보다는 “Before & After 캠페인”으로 자원봉사로 바뀐 지역의 모습을 전후 사진으로 비교하여 그 효과를 서로 공유하게 하였다. 자원봉사는 몇 시간을 활동했는가가 아닌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구어 냈는가에 중점을 두는 <시간 보다는 변화> 문화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마일리지에 대한 지지가 높지만, 마일리지, 쿠폰 등의 사회적 유행 풍조에 따르는 것은 자원봉사 기본철학과 자원봉사 문화 정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무급성과 정신적 보람을 되찾으려면, 중고교와 대학, 기업 등에서 자원봉사 기초교육과 전문교육을 통한 이타주의, 의무감, 가치관 등 자원봉사 문화와 철학에 대한 이해 증진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자원봉사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근원적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

 

처음으로

 

 

(사)한국자원봉사문화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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